최근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나들며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하자,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의 위기론, 심지어 ‘폭망론’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 상승, 기업 부채 부담 증가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대중의 우려가 커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대다수 경제 전문가와 국제기구들은 현재의 고환율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정도의 위기는 아니라고 평가하며 ‘폭망론’에 선을 긋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의 고환율 현상을 야기하는 복합적인 요인과 한국 경제가 가진 구조적인 강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입니다. 우리는 이 글을 통해 환율 상승 배경과 한국 경제의 숨겨진 저력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글로벌 요인과 환율 상승
현재의 환율 급등은 한국만의 독자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불안정 또한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를 높이는 주요 원인입니다.
유럽, 일본 등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강세는 이미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원화 약세 역시 이러한 글로벌 달러 강세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다른 신흥국 통화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따라서 환율만 보고 한국 경제 전체를 비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다소 단편적인 시각일 수 있습니다.
한국 경제의 수출 저력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바로 이 점이 위기론을 반박하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고환율은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조선 등 주력 산업은 어려운 대외 환경 속에서도 견조한 수출 실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압도적인 경쟁력은 한국 수출의 핵심 동력입니다.
K-콘텐츠, 문화 산업의 성장 또한 새로운 수출 효자로 자리매김하며 수출 품목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출 호조는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며, 외화 유동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굳건한 외환 건전성
과거 외환 위기를 겪었던 한국은 외환 건전성 확보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단기 외채 비중도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이는 외부 충격에 대한 방어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화 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단행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또한, 한미 통화스와프 등 국제 공조 체제도 구축되어 있어 비상시 외화 조달 능력도 확보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견고한 외환 건전성은 ‘폭망론’을 일축하는 강력한 근거 중 하나입니다.
위기 대응 시스템 개선
과거 금융 위기를 통해 얻은 값비싼 교훈은 한국 경제 시스템을 더욱 강하고 유연하게 만들었습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금융 시장 불안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갖추고 있습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유동성을 공급하고 금리 정책을 조절하는 등 위기 관리 능력이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기업 부채 관리, 가계 부채 건전성 강화 노력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위기 발생 시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구조적 안전망이 마련된 것입니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과 축적된 위기 대응 경험은 현재의 환율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환율 변동은 복잡한 경제 지표 중 하나이며, 단순히 수치만으로 경제 전체의 건전성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고환율로 인한 부담과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이는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와 한국 경제의 구조적 강점, 그리고 개선된 위기 대응 능력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한국 경제 폭망론’은 과도한 비관론으로, 현재 한국 경제는 충분한 체력과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